영문 문서는 국제적인 소통의 필수 도구다. 신약 개발 회사의 경우, 영문 논문 발표, 특허 출원, 임상 시험 보고서 작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영문 문서가 활용된다. 또한, 글로벌 규제 기관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정확하고 명확한 영문 문서 작성 능력이 요구된다.
한국 회사의 영문 문서 준비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필자 생각)
필요에 따라 번역하는 방식: 대부분의 회사가 채택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한국어 문서를 작성한 후 필요에 따라 영어로 번역하는 것이다.
평소에 국영문을 혼용하는 방식: 문서 작성 단계부터 영어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번역의 질을 높이고 글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방식이 문서의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번역 인력이나 시간적 제약 등의 문제로 전자의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나의 문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수정과 보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글은 더욱 명확하고 간결하며 매끄럽게 다듬어진다. 때로는 처음 의도했던 표현으로 되돌아가기도 하며,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여러 번 수정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로소 완성도 높은 최종 보고서가 탄생하는 것이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최종 보고서 번역은 필수적이며, 번역 과정에서도 원문과 마찬가지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번역자가 원저자의 의도를 완벽하게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원저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원저자의 참여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한번 집중해서 완성했던 원문 보고서와 달리, 동일한 내용에 다시 몰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원문 작업 직후 번역에 착수할 때는 이러한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미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기 때문에, 다시 집중력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반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번역을 시작한다면,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번역 작업을 원문 작성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번거로울 수 있다. 번역 전문가에게 작업을 의뢰해야 할 때에는 고려하기 힘든 방법이다. 특히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할 때 비용과 시간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렇지만 원저자가 번역 작업까지 직접 수행한다면, 평소 작업량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여기서 ‘원문 작성’이란 모든 자료 수집 및 분석이 완료된 후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는 단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 진행 과정에서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연구 노트를 작성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마치 일기를 쓰듯이, 해당일에 수행한 실험 방법, 얻어진 결과, 그리고 이에 대한 간략한 고찰을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 방법, 결과, 고찰 등은 참고 문헌을 통해 정리되어 기술된다. 따라서 문헌 리뷰 과정에서 정확한 용어를 파악하고, 다양한 표현을 비교하며 참조할 수 있어 번역의 정확도를 높이고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특히 참고 문헌은 이미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쳤기 때문에 용어와 표현이 명확하여 번역 과정에서 원문의 내용이 더 정확하게 보완되는 장점도 있다. 반면, 원문 전체를 완성한 후 번역을 시작하면 이런 장점을 누리기는 어렵다.
한국 신약 개발의 역사가 사반세기를 지나고 있다. 막대한 개발 비용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 사업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전제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기반으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한국 시장은 그 일부로 인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영어 문서를 기본으로 작성하고, 필요에 따라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개발자 중심의 한국어 문서는 국내 시장에 특화된 문서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할 때, 평소* 국한문 혼용 방식이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지 않을까?
*추신: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JCRPM LLC는 규제 및 품질 관리 서비스를 통해 신약 개발 회사가 소중한 연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영어 문서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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